직장인의 나비효과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사람들은 본의 아니게 재택근무를 경험하고 적응하면서 지금까지 당연시 여기던 것들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품게 되고 나아가 일의 의미를 재정립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의 나비효과로 회사의 조직이 변화되고, 결과적으로 거대한 노동 시장의 시스템에 폭풍이 일고 있습니다. 매우 근원적이고 폭발적인 이러한 변화를 '오피스 빅뱅'이라고 부릅니다(트렌드 코리아 2023). 팬데믹 시기에 부동산, 주식, 코인, 미술품 등을 통한 재테크에 성공한 소수 직장인들은 더 이상 일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게 되었습니다. 월급 이외의 소득 상승은 사람들이 노동을 거부하게 만들고, 노동의 가치를 하락시키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노동의 가치가 무의미하다고 느낀 사람들은 심지어 노동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또한 회사라는 조직보다 자신의 성장을 중요시하는 MZ세대들이 노동시장에 진입하게 되면서 노동시장에서 일의 의미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의 수행능력에 대한 타인의 피드백이 중요하며 자신이 투자한 시간과 노력이 올바르게 평가받기를 바랍니다. 이들은 자신의 실력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하나의 방법으로 직장을 선택합니다. MZ세대 직장인들은 자신의 업무는 능숙하게 해내지만 회사에 대한 희생은 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근무시간 외에는 자신과 구분 짓는 '조용한 퇴사'를 통해 자신의 커리어와 인생을 스스로 관리하고자 하며 이직과 퇴직이 매우 자유롭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으로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재택근무, 하이브리드 워크, 자율 출퇴근제 등의 용어가 해시태그가 되면서 팬데믹 이후 노동의 방법과 기간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원하는 조건의 근로환경을 선호합니다. 이를 위해 이직이 증가하고 있으며 기업은 역량 있는 인재 영입과 직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습니다. 과거 이직은 조직에 잘 적응하지 못한 경우로 생각했던 반면에 지금은 이직이 곧 능력으로 간주됩니다. 자신이 원하는 근무 조건을 찾는 커리어의 개발과정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오피스 이탈 현상이 사람들에게 점차 긍정적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가 있던 2019년 말부터 현재까지 이직과 퇴사의 언급량이 2배 증가하였고, 자발적 이직의 경우 시간당 임금이 직전 직장의 임금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발적인 퇴사는 꿈의 직장이었던 공무원이나 공기업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 원인을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조직 문화로 보고 있습니다. 회사 내에서의 승진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MZ 직장인들은 회사에서 인정받고자 노력하는 것보다는 자신의 삶이 더 중요하며,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거나 노조 조합원 자격이 상실되는 승진을 기피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노동 시장의 변화 속에서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일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 자신 스스로 고민하고 판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업무 환경과 업무 방식의 다양화
직장인의 개별적인 변화는 회사 내 조직과 인사관리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파격적인 연봉, 회사 구성원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맞춤형 복지가 직업을 고르는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기업은 MZ세대 구성원들을 위해 자기계발과 취미활동 등에 차별화된 복지를 선보이기도 합니다. 나아가 기업은 일하는 환경과 방법에 변화를 주기도 합니다. 사무공간을 리노베이션 하거나 재택근무처럼 편안한 업무환경을 사무실에 재현하는 기업도 등장하였습니다. 최근에는 재택과 사무실 근무 일수를 선택, 조절할 수 있는 혼합식 근무(하이브리드 워크)를 시도하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개인과 기업의 변화로 노동의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배달과 같은 일회성 노동의 '긱 노동'이 마케팅, 디자인 등의 전문적인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긱 노동은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단위로 일을 하고, 업계에서 명성을 얻고, 고액의 수입을 받는 '슈퍼 프리랜서'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기업에서도 복잡한 절차 없이 프로젝트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슈퍼 프리랜서를 점점 선호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과제
직장인들의 조용한 퇴사는 기업들에게 많은 과제를 부여합니다. 먼저 기업은 회사의 구성원들이 스스로 성장하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구성원들에게 업무에 대한 자율성을 주고 그에 따른 책임감을 통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기업은 회사 구성원의 직장 생애주기를 관리하여 직원들이 회사에서 그들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관리는 회사와 구성원들 간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하며, 기업은 구성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기업은 구성원들을 채용하고 관리하는 것을 넘어 구성원들에게 조직의 가치를 느끼도록 해야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과 구성원 간의 소통도 중요합니다. 형식적인 소통이 아니라 회사를 발전적으로 이끌 수 있는 진정한 소통의 방법이 요구됩니다. 마지막으로 기업은 시대에 맞는 성과 측정 지표인 OKR(목표 및 핵심 결과 지표)을 도입하여 회사의 조직 문화에 변화를 가져야 합니다. OKR은 회사의 목표를 설정하고 조직 내 구성원들이 서로 협력하여 업무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추적하게 합니다. 따라서 회사 내 구성원들의 업무 참여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오피스 빅뱅은 일하는 방식에도 변화와 함께 기업의 조직 문화를 새롭게 합니다. 앞으로 이러한 오피스 빅뱅 트렌드에 입각한 새로운 업무 방식이 다양한 업종에서 등장할 것입니다. 따라서 새로운 근무 형태 맞는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도 필요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