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의 변화
평균은 많은 개별 값이 모인 자료를 하나의 숫자로 나타낼 때 주로 쓰입니다. 일상 속에서 '일반적으로 ~하다', '평균적으로 ~하다'라고 표현합니다. 평균값을 중앙으로 종모양의 좌우 대칭적인 분포를 정규분포라 하며 이는 대부분 1,2의 표준편차에 그 값이 분포합니다. 평균 나이, 평균소득, 평균수명, 평균 수익률, 평균 체중, 평균 점수 등 일상의 여러 영역 속에서 우리는 평균의 개념을 사용해왔습니다. 평균은 지금까지 우리에게 하나의 기준이 되어왔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평균을 넘으면 안심하고 못 미치면 불안해합니다. 이러한 비교는 때때로 자기반성과 동기부여 측면에서 긍정적입니다. 그러나 개개인성이 강조되는 나노 사회에서는 평균의 개념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는 평균적인 사고의 세 가지 오류 때문입니다. 먼저 개인이 지닌 수많은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평균 점수만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일차원적인 사고라는 것입니다. 두 번째 평균적 사고는 정규분포를 기반으로 개인의 행동을 유형화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개인의 행동이 상황과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로 평균대로 살아야 한다는 틀에 얽매일 수 있습니다. 평균이 실종된 나노 사회에서 무난함, 적당함은 아무것도 나타낼 수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양자 선택 시, 자신의 색을 확실히 나타내야 하고, 소수 집단을 위한 초다극화 전략과 그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독창적인 네트워크 구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탁월함, 다양성, 차별화의 방법으로 특별하고 새로워져야 할 때입니다. 평균이 사라짐을 나타내는 세 가지 유형에는 양극화, N극화, 단극화가 있습니다(트렌드 코리아 2023).
양극화
정규분포가 양쪽으로 산봉우리처럼 나뉜 현상을 말합니다. 자본주의의 속성과 네트워크 경제의 발달,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부자는 더 부자가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는 더 가난하게 되는 현상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시장에서도 나타납니다. 최고가와 최저가의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중간 가격의 제품을 찾는 소비자는 줄고 있습니다. 2022년 1분기 매출을 기준으로 아주 비싼 제품이 있는 백화점이나 혹은 아주 저렴한 제품을 내놓은 대형 마트의 매출이 증가하였고 가격 경쟁에서 중간의 가격대가 자리 잡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소비자들은 경기 위축으로 최소한의 지출로 자원을 선택, 집중하며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려는 모습을 보입니다. 금융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사람들은 극 위험 자산과 극 안전 자산으로 투자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는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법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그들은 평균을 나타내는 종합주가지수보다 개별종목의 추이를 주목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영화를 관람할 때에도 대형스크린의 웅장한 음향시설이 갖춰진 극장에서 즐기는 것과 집에서 OTT를 통해 즐기는 방법으로 나누어집니다. 정치, 사회분야에서도 양극화 현상은 예외일 수 없습니다. 지지하는 정당에 대한 믿음보다 반대 정당에 대한 불신이 강해지는 부정적인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양당에 대한 정서적인 양극화는 양당 간의 적대적 공생 관계를 야기합니다. 또한 자신과 의견이 같은 소셜미디어의 뉴스와 의견만 따르며 정치, 사회적 양극화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원격 수업이 장기화되었고 교육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특히 중학교에서 중위권 학생들의 기초학력이 미달 수준으로 하향되어 하위권 학생이 늘어났습니다. 또한 학습 공백을 채우기 위해 사교육이 증가하면서 상위권 학생들이 증가하였고 교육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되었습니다.
N극화
개인의 취향이 나타나는 곳에서는 N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N극화는 정규분포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특별한 취향을 선호하며 다양하게 분포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소비자들도 자신에게 꼭 맞는 제품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습니다. 뷰티, 금융, 교육, 헬스케어 등 개별 맞춤의 필요가 커진 분야에서는 더욱 빠르게 N극화현상이 일어납니다. 또한 획일적이고 평균적인 개념의 아파트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실내 구조를 변경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가족관, 결혼관이 변화하면서 라이프스타일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필수 코스였던 삶의 경로를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답을 선택하는 삶으로 변화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자신이 닮고 싶어 하는 준거집단을 세분화하였고, 평균이라는 개념을 그저 '많은 것 중에 하나'의 의미로 변화시켰습니다.
단극화
정규분포가 사라지면서 모두를 한곳으로 끌어당기는 단극화 현상도 보입니다. 검색 시장에 등장한 초창기 구글이 0%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92.49% 점유율을 차지하였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로 더욱 강력한 지배력을 보였고 사람들은 구글 기업이 시류에 따라 사라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지배자 위치의 구글은 한계 값이 없으며 이러한 극단적인 상태에서는 평균값은 의미가 없게 됩니다. 국내의 카카오톡은 현재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앱이 되었습니다. 동영상 플랫폼의 경우에는 유튜브가 현재 독점하고 있습니다. 이들 우세한 플랫폼은 '구글링하다', '카톡하다'라는 동사를 만들고 '유투버'라는 직업이 생겨나게 하였습니다. 플랫폼 경제가 현대 사회의 생활양식에 지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단극화 현상은 플랫폼 참여자들에게도 나타납니다. 유명 맛집이나 대형 매장은 SNS와 배달 플랫 폼으로 더욱 유명해지고 수요가 몰리게 됩니다. 반면 적당히 괜찮은 사업은 더욱 어려워집니다. 네트워크가 커지면 더 강력한 구심점을 갖게 되고 네트워크의 가치는 제곱, 세제곱의 지수함수적으로 커지게 됩니다. 소비자들은 더 많은 선택지에 있는 상품, 더 많은 선택을 받은 상품에 매력을 느낍니다. 사람들의 많은 선택을 받았다는 것은 강력한 신호로 작용하게 됩니다. 플랫폼 경제 속에서 단극화는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피할 수 없는 흐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