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당장 직면한 문제 해결을 위해 금전적인 혜택이나 지원금 등 직접적인 금융 혜택에 많은 관심을 가집니다. 그러나 휴식 같은 미래를 계획하는 데 지원 혜택은 한계가 있습니다. 앞으로의 사회가 나아가는 방향에 귀 기울이는 것은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근원적인 것이라 생각합니다.
팬데믹 속 새로운 시장의 등장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021년부터 금융시장, 중고시장, 구독 시장의 소비가 활발해졌습니다. 금융시장에는 재테크에 관심을 보이는 MZ세대들이 늘어나고 투자층이 젊어지게 되었습니다. 젊은 층의 등장으로 금융기관들은 새로운 투자방법을 제공하였습니다. 1000원의 소액도 거래가 가능한 소수점 투자가 가능하게 되었고, NH농협의 올리 키우기, 카카오 뱅크의 26주 적금과 같이 게임 메커니즘을 활용하여 주식투자가 더 쉽고 재미있게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중고시장은 사용된 물건이 판매되는 곳으로만 정의되지 않고 한정판 운동화를 리셀하는 MZ 세대들의 새로운 재테크 방법이 되었습니다. 또한 잃어버린 치매 어머니를 찾는 수단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중고시장은 지역을 중심으로 관심과 취향을 공유하는 생활 플랫폼, 사람과 사람을 잇는 새로운 커뮤니티의 공간으로 기능이 확장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집 안의 생활이 대부분이었던 사람들은 생필품을 정기 구독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꽃, 그림을 정기 구독하며 기분 전환을 하였고 홈 트레이닝과 같은 다양한 채널 구독으로 취미생활을 하였습니다. 어떤 이들은 Netflix와 같은 OTT를 구독하거나 쇼핑부터 디지털 콘텐츠까지 한 번에 제공하는 쿠팡이나 네이버의 멤버십 토털 구독 서비스를 통해 여가를 보냈습니다.
우리 생활의 나노화
나노는 1/1,000,000,000을 의미합니다. 나노 사회는 아주 미세한 단위로 나누어진 사회를 뜻합니다. 나노 사회의 등장은 이미 예견되어 왔지만 단어는 아직 생소하게 느껴집니다. 우리 생활 속에서 트렌드, 노동, 산업의 나노화를 살펴보면 조금은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누구나 좋아하고 공감하는 대중적 트렌드가 사라지고 연령별, 분야별 트렌드가 매우 다양해집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 이외에는 다른 노래는 알지 못하며 같은 예능 분야를 좋아하더라도 TV, 유튜브, OTT 플랫폼 등과 같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트렌드를 접하게 되므로 공통으로 좋아하는 트렌드가 적습니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직장은 일로 잠시 모였다가 흩어지는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노동은 새로운 기회를 찾는 수단이 되고 배달과 같은 단기 계약으로 일을 하는 1인 계약자들이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1-2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MZ세대들은 마트보다 소량 구매가 가능한 편의점에서 장보기를 선호합니다. 배달 업체는 혼자 먹어도 부담 없는 1인분 배달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쿠팡이나 마켓컬리 등의 기업들은 소비자가 원하는 모든 영역의 상품을 초특급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인플루언서가 추천하는 제품을 소비자가 좋아요를 누르며 구매가 시작되는 라이크 커머스나 유통단계를 줄이고 직접 소비자와 소통하여 상품을 판매하는 D2C와 같은 새로운 소비 유통은 원자료와 재고의 낭비가 없고 나아가 친환경적 생산을 가능하게 합니다.
세 가지 특징적 양상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 말하는 나노 사회는 세 가지 큰 특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①사회 공동체가 모래알처럼 흩어지고 개인화 현상이 심화됩니다. 코로나 19로 마스크를 사용하고 학교에서는 각종 행사나 축제를 제한하고 거리 두기를 실천해야 했고, 올 4월까지도 비대면 수업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는 비대면 배달, 비대면 만남 등으로 확대되며 비대면의 관계가 새로운 소통 방식이 되었습니다. ②혈연, 학연, 지연의 소속 관계가 약해지고 자신과 공통된 취향을 가진 사람들과 세분화된 관계를 맺습니다. 개인은 자신에게 몰입하게 되는 시간이 많아지고 민트 초코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딱딱한 복숭아를 좋아하는지 물렁한 복숭아를 좋아하는지 계속 묻고 답하며 스스로를 어떤 유형으로 정의 내리고 자신과 취향이 같은 사람들을 만나려고 합니다. ③자신과 취향이 다른 집단에 배타적인 성격을 보입니다. 취향으로 뭉친 집단은 비슷한 정보를 서로 주고받으며 기존의 생각을 더욱 강화하기 쉽습니다. 편향적 확실성이 커지면 다른 집단에 대해 적대감을 가지거나 타협을 거부하기도 합니다.
현 사회에 미치는 영향
코로나19가 가속화한 나노 사회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혹은 위드 코로나 시대의 흐름에 따라 나타나는 필연적인 현상의 결과입니다. 전통적인 인간관계가 줄어들고 그로 인한 우울증 비율이 높아지는 상황은 나노 사회의 부정적인 영향이라고 봅니다. 어느 시대가 그렇듯 다가오는 현상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러한 현상을 직시하고 이해하고 대응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현명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과 다른 것이 틀린 것이 아님을 인식하는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필요합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혼자서 살아가기보다는 자신과 다른 취향, 생각을 만났을 때 나와의 차이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유연하게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개인의 취향에 갇히지 말고 여러 가지 채널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접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다양성 안에서 새로운 우연의 것들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타 집단과 갈등하고 분열하는 작은 집단 속의 내가 아니라 우리 지역, 국가, 세계 속의 '나'를 인식하고 모두의 행복한 삶을 위해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려는 휴머니즘이 필요합니다. 이상으로 트렌드 코리아 2022의 책을 읽고 나노 사회의 이해를 돕기 위해 나름대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