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사라지다
실재감이란 '가상이지만 실물인 듯한 느낌'을 말합니다. 실질적으로 존재한다는 실재(實在)와 그 의미가 다릅니다. 실재감을 이용한 테크놀로지는 사용자가 얼마나 몰입하여 '실재'와 같이 인식하는지가 핵심이며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 명명한 실재감 테크(extended presence technology)는 확장된 가상세계의 메타버스, 소비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라이브 커머스 등 현재 우리 주변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실재감 테크를 통해 소비자들은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사라진 신기한 경험과 동시에 자신의 존재감을 새롭게 인식하기도 합니다. 가장 실재와 같은 기술은 실재감 테크의 중심이며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활용될 것입니다.
삶과 산업에 유용한 기술
실재감 테크는 다중감각, 동시성, 체험성 등의 특성을 갖추었을 때 소비자의 삶과 산업에 도움이 되는 실용적인 기술이 될 수 있습니다. 다중감각은 인간의 여러 감각을 말하며 그 감각들 간의 관계를 내포합니다. 대상을 지각하는 오감은 통합적으로 사용되며 서로 상호작용하며 유기적인 관계를 이룹니다. 일반적으로 인지되는 감각 간의 편차는 사람들에게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합니다. 하리보 젤리의 광고를 보면 정장 차림의 사람들이 회의를 하듯 둘러 앉아서 갑자기 아기 목소리와 말투로 젤리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익숙한 감각에 불일치할 때 소비자들은 신선한 호기심을 가지고 먹을 때 즐거움을 느끼며 제품에 대해 더 깊게 관여하게 됩니다. 실재감 테크의 두 번째 특징은 고객에게 현실과 같은 일을 지금 당장 경험한다는 것입니다. 스타크래프트와 같이 제한된 시간 안에 모든 플레이어가 동시에 게임을 하는 실시간 전략 게임은 사용자의 실재감을 높이고 더욱 집중하게 합니다. 생방송 스트리밍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라이브 커머스 역시 소비자들이 실시간으로 진행자와의 소통하여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매개체가 됩니다. 실재감 테크의 세 번째 특징은 소비자가 직접 몸을 움직여 체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비상(visang) 교육의 'VR 지질 답사' 콘텐츠는 지질박물관을 실제로 둘러볼 때 이동하며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고 'AR 과학 실험실'은 실제 실험 도구들을 가상공간에서 조작하고 실험 결과를 확인하는 콘텐츠입니다. 실재감 테크를 활용한 교육방법은 학습자의 흥미와 참여를 높이고 시공간의 제약 없이 생생한 체험 학습을 가능하게 합니다.
현실 속 한계 초월
실재감 테크는 인간의 오감의 한계를 뛰어넘는 초월감을 느끼도록 합니다. 일반적으로 오감은 눈, 코, 입, 피부 등의 감각기관의 물리적 자극을 통해 뇌로 전달되어 뇌의 변화를 일으킵니다. 그러나 뇌의 변화는 물리적 자극 없이 전기적 신호나 뇌 안의 신경 전달물질의 분비를 일으키는 무언가를 통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이매지니어링 인스티튜트(imagineering institute)는 디지털 냄새 인터페이스를 개발하였는데 이는 코 안에 미미한 전기 신호를 보내 특정 냄새를 맡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재현한 기술입니다. 이러한 기술은 음식 주문 시에 사진으로만 음식을 느낄 수 있는 한계를 초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본의 레키모토 랩은 포크의 앞부분에 미세한 전류가 혀를 자극하여 짠맛을 느끼게 하는 기술을 개발하였습니다. 이는 소금을 많이 넣지 않고도 음식을 먹을 수 있어 나트륨 양을 줄일 수 있게 됩니다. 실재감 테크는 시공간의 초월도 가능하게 합니다. 경주시에 있는 사라진 황룡사의 일부가 증강현실로 복원되어 사용자가 황룡사지의 곳곳을 비추면 마커 인식과 카메라 위치추적 기능이 탑재된 태블릿 PC를 통해 각 자리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볼 수 있습니다. 시간별로 그림자의 길이, 각도 등을 반영하여 더욱 현실감 있는 관람을 가능하게 합니다.
기술이 아닌 가치
시공간을 초월하는 실재감 테크는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적 도구이며 미래 시장의 기술적 역량의 핵심입니다. 따라서 기업은 실재감 테크에 자신의 비즈니스의 가치가 잘 적용되도록 해야 합니다. 기업은 당사의 목표와 비전이 고객에게 잘 전달하고 고객의 생활이 더욱 나아지는 방향을 고민해야 합니다. 새로운 기술의 도입이 부각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지닌 가치가 잘 드러나야 합니다. 또한 실재감 테크는 비대면의 시대가 도래하고 나노사회로 인해 파편화되는 개인의 고립감을 해소하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완벽하지 않고 진짜 사람 같다는 평을 받은 가상인간 로지의 등장에서 중요한 점은 로지가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입니다. 사교적이고 자유로운 성격의 로지가 제로 웨이스트 챌린지와 같은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며 MZ 세대들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가상 인간의 표현 기술에 중점을 두는 것보다 소비자가 몰입하여 여러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며 공감대를 만들어 가는 데 초점을 둔 성공적인 사례입니다. 실재감 테크는 감각과 시공간을 초월하여 사용자 개개인의 경험을 극대화하고 나노화 사회 안에서의 정체성을 회복하는데 긍정적인 기능을 할 것입니다.
